2013_Bojagi, Geometry of Mind
보자기, 마음의 기하학
2013.1.8 - 2013.1.23
Information
Bojagi, Geometory of the Mind
2013.1.8(Tue) - 1.23(Wed)
Opening Reception: 2013.1.8(Tue)
Gallery YEH has mounted Bojagi – Geometry of the Mind as its first exhibition for 2013. The exhibition, curated by Kim Yong-dae, former director of Daegu Art Museum, is designed as part 2 of Mogan, Objects of Dream, held in the last month of 2012. The two exhibitions have something in common that they both shed new light on the artistry of folk art articles produced by unknown craftsmen, widely used by the general public. Mokan or wooden geese given to newly married couples as symbols of their mutual life-long devotion and bojagi, or traditional Korean wrapping cloth, are most appropriate subject matter for greeting a peaceful, happy 2013.
Bojagi, made of silk, ramie, hemp, and cotton is used for wrapping, keeping, and moving articles. It is a practical means produced to overcome the spatial limit of a narrow residential area, often used in the past. Folded or unfolded, bojagi is variable in size: a thing can be contained by spreading it widely or folding it narrowly, minimizing its volume.
Bojagi has a religious element, involved in praying for good fortune. Bojagi in Chinese characters is ‘bo’ (蘖), or ‘bok’ (語) whose meaning corresponds to ‘bok’ (븶) referring to good fortune. With such a religious element deep-seated in Oriental culture, Korean people believe things made with great care have invisible power. Our ancestors put tremendous effort into making articles, and believed such articles became mediums of good fortune. Wrapping and keeping an article with bojagi made by embroidery and putting small pieces of cloth together with great care means wrapping good fortune. A typical example is bojagi wrapping a wedding gift.
Our bojagi is ingenious. It is with the beauty of composition produced 100 years earlier than a typical Mondrian and Klee. It is also easy to discover colors deeper and more beautiful than a Rothko. It also represents intense abstraction through obang-saek (‘Obang’ stands for five directions that constitute the bases of ancestor understanding of all things under the sun; east, west, south, north, and center; and ‘saek’, meaning colors such as blue, white, red, black, and yellow, symbolizing each direction.) Some types of bojagi show an infinite extension with natural seams joining pieces of the cloth.
The beauty of reckless composition, order in disorder, creativity, combine art with life, contingency, and the randomness in contemporary art – all are found in bojagi. Bojagi is neutral in that its arrangement of colors, patterns, and composition vary depending on who made it, its form and style appears various according to things wrapped, and ways of knotting and binding are diversely presented relying on the user. Such neutrality encompasses the possibilities of the four directions. You may feel an ironic magnetism for bojagi that is two-dimensional but has a sense of infinite space.
Although bojagi was made by laymen, whether dexterous or not, results are too fresh and ingenious to recall any ‘artless skill’. Derived from ordinary women’s daily life, bojagi is ahead of its time, and has a unique artistic and distinctive value with its sense of color and beauty and atypical composition. As more people pay attention to its high-level of art, diverse interpretations have been made. In the exhibition, bojagi is faithfully represented to reflect its original function, and its beauty is emphasized in the state of wrapping an article. It intends to present installation works made of ancient items corresponding harmoniously to the modern space of Gallery YEH encircled with ash-gray concrete.
Through this exhibition, prepared with a mind to pray for all kinds of good luck that bojagi signifies, I offer New Yea’s greetings to art lovers and journalists. Thank you.
보자기, 마음의 기하학 展
2013년 1월 8일 (화) – 1월 23일 (수)
Opening Reception: 2013년 1월 8일 (화) 오후 5시
2013년도 그 처음을 여는 전시로 예화랑에서 ‘보자기, 마음의 기하학’ 展(이하 보자기展)을 준비하였습니다. 이번 전시는 1부: 목안(木雁), 꿈을 그리다 展(이하 목안展)에 이어지는 2부 전시로 김용대 前 대구시립미술관 관장이 기획했습니다. 2012년의 마지막을 장식한 목안展 과 2013년을 여는 보자기展 은 모두 무명의 작가에 의해 제작되어 민간에서 널리 사용되었던 골동 민예품의 예술성을 재조명한다는 데 공통점이 있습니다. 또한 인생의 새출발을 하는 부부에게 백년해로의 소망을 담아주었던 목안(나무기러기)과 말그대로 ‘복’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한땀한땀 만들어진 보자기는 평안하고 행복한 2013년을 맞이하는 데 가장 적절한 소재라 할 수 있겠습니다.
비단, 모시, 삼베, 면 등의 가벼운 직물로 만든 보자기는 물건을 덮거나 싸서 보관하거나 이동하는데 사용되었습니다. 보자기는 과거 협소한 주거의 공간적 제약을 벗어나기 위하여 만들어진 실용적인 도구입니다. 보자기는 펴고 접을 때마다 그 크기가 가변적이어서 사용할 때는 넓게 펼쳐 물건을 담을 수 있었고, 보관할 때에는 작게 접어 그 부피를 최소화할 수 있었습니다.
보자기의 발달 이면에는 일종의 기복신앙적 요인도 있습니다. 보자기는 한자로는 ‘보(褓)’라고 표기하거나 ‘복('993;)’이라고도 하는데, 이와 발음이 유사한 ‘복(福)’과 그 뜻이 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동양문화에 뿌리 깊은 기복신앙은 정성을 다해 만든 물건에 보이지 않는 힘이 있다고 여겼습니다. 대상에 공을 많이 들이는 것은 치성을 드리는 행위이며, 치성을 들인 대상은 복을 부르는 매체가 된다고 믿었습니다. 수를 놓거나 작은 천 조각을 하나하나 이어 붙이면서 정성 들여 만든 보자기에 물건을 싸 두는 것은 복을 싸 둔다는 뜻으로 통하며, 특히 각종 예물을 싸던 혼례용 보자기가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우리의 보자기는 독창적입니다. 몬드리안이나 클레의 작품보다 백여 년 이상 앞서 제작된 공간 구성미를 가진 작품입니다. 우리의 보자기에서는 로스코 보다 더 깊고 아름다운 색채를 발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동양적 정서가 담긴 ‘오방색’을 통해 강렬한 추상성을 지닙니다. 사용하고 남은 작은 조각천을 버리지 않고 이어 붙여 자연스러운 이음선으로 만들어가는 무한한 확장성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무계획의 구성미, 무질서 속의 질서, 독창성, 무엇보다 현대미술에서 표방하는 예술과 생활의 결합 추구, 우연성, 무작위 등은 보자기에 그대로 보여지고 있습니다.
만드는 이에 따라 배색과 문양의 구성이 달라지고, 담아내는 물건에 따라 형태와 스타일이 자유자재로 변화하며, 사용하는 이에 따라 매듭 모양이나 묶는 방식이 다채롭게 제시되는 점에서 보자기는 중립적입니다. 중립은 전후좌우 사방으로 이동할 수 있는 가능성을 포용합니다. 평면인 동시에 무한한 공간감을 가지고 있는 보자기의 아이러니한 매력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솜씨가 있으면 있는 대로 서투르면 서투른 대로 아무런 사심 없이 지어 낸 보자기는 비전문가에 의해 무의식적으로 만들어졌지만, 그 결과물은 ‘무기교의 기교’라는 표현이 떠오를 만큼 신선하고 독창적입니다. 평범한 여성들의 일상에서 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보자기는 시대적으로 앞설 뿐 아니라 정형화되지 않은 색채감과 구성미로 독특한 예술성으로 차별화된 가치를 지닙니다.
최근 보자기의 높은 예술성에 주목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보자기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있어왔습니다. 이번 전시회는 보자기를 본래 기능에 충실하게 재현하고, 물건을 담은 입체상태에서의 아름다움을 부각시키려 합니다. 특히 예화랑의 회색빛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모던한 공간에서 옛 물건이 조화롭게 상응하는 installation work를 제안하려 합니다.
보자기가 담고 있는 만복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준비한 이번 전시와 함께 미술애호가 분들 신년인사 드립니다.